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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2

새로운 미션 사실 요새 좀 힘들었었다. 일상 복귀 과제를 억척같이 수행하고 나니 피로감이 밀려왔고, 또다시 쉴 틈 없이 몰려드는 일들을 쳐내지 못하니 숨막혀 죽을 것 같았다. 포기한다는 것은, 나같은 인간에게는 아주 쉽지 않은 행위다. 눈에 보이는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면 모든 것이 안정적일 줄 알았다. 하지만, 왠걸. 관계, 꿈, 돈, 사랑 등 추상적이고 사치스러운 욕구들이 빠르게 날 둘러쌌다.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까봐 두려운 마음과,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어 서글픈 마음이 동시에 나를 힘들게 괴롭혔다. 의안 연습을 하면서, 보통 때보다 충혈되고 혼탁해지는 눈이 걱정됐었다. 의안사 선생님께, 위축되어 함몰된 눈을 교정하기 위해, 안구함몰 성형 수술을 받으면 어떻냐고 물었다. 이전까지 늘 온화한 표정이었던 의안사.. 2023. 7. 9.
눈이 떠져요 성형외과 외래 진료실을 방문했다. 3개월 만이다. 작년 11월, 서른셋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안구가 파열되어 한 쪽 시력을 잃었고, 올해 1월, 부러진 얼굴 뼈를 붙여 둔 임플란트에 농양이 생겨 다시 입원했다. 올해 3월, 가까스로 의사 본업으로 복귀했으나 여전히 아슬아슬하게 치료를 병행해야 했다. 반쪽은 의사, 반쪽은 환자로 살며, 두 존재 모두의 생존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5월, 기적적으로 상태가 좋아져, 의사라는 본업으로 완전 복귀에 성공했다. “교수님, 저, 눈이 떠져요” 양쪽 눈을 모두 뜨고 깜빡이는 나를 보며, 교수님은 “전생에 좋은 일을 했나 보다”고 했다. 그토록 심한 사고 이후, 눈꺼풀이 다시 떠지고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경우는 정말 흔치 않다고 했다. 감사.. 2023.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