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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션 사실 요새 좀 힘들었었다. 일상 복귀 과제를 억척같이 수행하고 나니 피로감이 밀려왔고, 또다시 쉴 틈 없이 몰려드는 일들을 쳐내지 못하니 숨막혀 죽을 것 같았다. 포기한다는 것은, 나같은 인간에게는 아주 쉽지 않은 행위다. 눈에 보이는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면 모든 것이 안정적일 줄 알았다. 하지만, 왠걸. 관계, 꿈, 돈, 사랑 등 추상적이고 사치스러운 욕구들이 빠르게 날 둘러쌌다.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까봐 두려운 마음과,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어 서글픈 마음이 동시에 나를 힘들게 괴롭혔다. 의안 연습을 하면서, 보통 때보다 충혈되고 혼탁해지는 눈이 걱정됐었다. 의안사 선생님께, 위축되어 함몰된 눈을 교정하기 위해, 안구함몰 성형 수술을 받으면 어떻냐고 물었다. 이전까지 늘 온화한 표정이었던 의안사.. 2023. 7. 9.
버킷리스트, 산티아고 순례길 어린 시절 살던 동네에는, 조그마한 가정의학과 의원이 있었다. 우리 가족 주치의였던 원장님은, 늘 인자한 미소를 띠며 동네 사람들을 돌봤다. 할머니부터 손녀딸에 이르기까지, 우리 가족은 아플 때뿐만 아니라 집안의 대소사 소식을 전하러 의원에 들렀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입학과 졸업, 그리고 마침내 의사가 되기까지, 나는 원장님과 오랜 시간 안부를 나누며 지냈다. 가벼운 건강 문제부터 무거운 삶의 고민까지, 우리가 나눈 모든 시간에는 따뜻함과 사려 깊음이 깃들어 있었다. 뒤늦은 사춘기와 공허함으로 방황하던 20대 초, “연주야 앞으로 뭘 하고 싶니?”라 물으며 날 지긋이 바라보던 원장님의 눈빛이 생생하다. 본인의 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는 것’이라며, 하고 싶은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 2023. 5. 27.
나의 꿈 My dream 뇌나 목뼈가 다쳤더라면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큰 사고 이후, 저는 마음속 깊은 곳에만 묻어 두었던 꿈들을 더는 미루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비록, 한쪽 눈을 잃으며 포기해야 했던 취미들도 있지만(ex. 바이크, 승마, 골프, 테니스), 여전히 계속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음에(ex. 내시경, 독서, 글쓰기) 무척 감사합니다. 그래서 덤으로 얻은 [2회차 인생]은 보다 값진 일들로 채워보려고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께서, 본인의 꿈을 쪽지에 적어오라는 숙제를 내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제가 써낸 꿈은 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저는, 훌륭한 글이 전하는 감동과 따뜻한 영감을 품고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이후 제 꿈은 현실 세계에 적응하며 변호사, 과학자를 거쳐, 어떤 .. 2023.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