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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끝맺음과 새로운 역할 2년 간의 소화기내과 펠로우 수련 과정이 끝이 났다. 얼굴뼈가 깨지고 한쪽 눈을 실명하는 사고를 겪고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힘겹고 지난한 과정이었다. 여섯 번 반복된 전신마취 수술과 세 번의 치열한 복귀, 두번의 거절 끝에 장애인으로 등록된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생각해보면, 참 고집스럽고 독한 과정이었다. 1년간 동고동락한 동기들을 먼저 보내고, 홀로 2년차로 남아 후배들과 또다른 1년을 보냈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선택에 책임지며, 끝까지 마무리하는 모습이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 이었다. 그 끝이 어떨지 마음 속으로 백번도 넘게 그렸지만, 지금과 같은 혼돈은 예상하지 못했다. 남겨진 이도, 떠나야 하는 이도, 못내 아쉽고 참담하다. ‘이제 어디로 가니?’ 라는 질문에, 곧 다시 환자복을.. 2024. 3. 1.
끝이자 시작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끝과 시작은 마치 기차의 분절처럼 네모반듯하게 분리될 것 같지만, 사실은 퍼즐처럼 잘게 나눠진, 실제로는 연속된 조각들의 모음집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지난주에 모 병원 소화기내과 펠로우 송별회가 있었다. 작년 말 다쳐서 실려 왔을 때부터 따뜻하게 날 보살펴주고, 힘들 텐데도 묵묵히 빈 자리를 채워주었던 선배, 동료 펠로우들과 작별하는 자리였다. 함께 시작했지만 유일하게 남아, 아직 성치 않은 몸으로 동료들을 배웅하게 되었기 때문일까. 고마움과 미안함과 아쉬움이 담긴 나의 소회는 시작부터 울컥거린다. 1. 인생의 큰 변화와 시련을 겪었습니다. 2. 다친 저를 가족처럼 아껴주고 보살펴주신 덕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3. 내과 의사로서의 꿈을.. 2023.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