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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2

그동안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왜 그 때 그렇게 울음이 터져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들었던 병원에서 전반기 인턴을 마치고, 진료실에 감사 편지를 전하러 갔던 순간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바쁘게 환자들이 밀려오는 진료실에서 울음이 터진 절 앞에 두고, 어찌할 바 몰라 하시며 건네주신 ‘핸디 선풍기’가 얼마나 소중하고 위안이 되었는지요. 외래 끝나고 연락할테니, 일단 얼굴에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으라던 선생님의 말씀에, 저는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사랑을 모두 느꼈습니다. 의사 면허를 따고, 긴장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한 의사로서의 ‘첫 걸음’이었습니다. 의무원장이라는 무거운 직책에도, 선생님께서는 인턴 의사 한명 한명의 이름을 불러주며 진심이 담긴 관심과 애정을 담아주셨습니다. 힘든 일은 없는지 걱정하고 챙겨주시는 모습에, 모든 것이.. 2024. 3. 1.
의사는 환자를 봐야 해 “서연주! , 할 것 없으면 같이 회진이나 돌자.” 오후 내시경이 끝나 무료하게 앉아 있던 내게 교수님이 말씀하신다. 1년차 펠로우 말에는 다쳐서 환자로 입원해 있느라, 2년차 펠로우는 병동 백을 보지 않고 내시경만 하기에, 병동 환자를 본 지가 한참이나 된 것을 알고 하시는 말씀이다. “의사는 환자 너무 오래 안 보면 감 떨어진다.” “네? 네네.” 갑작스런 오더에 정신 없이 대답을 마치고, 명단 뽑을 새도 없어 노트와 펜 하나를 챙겨들고 급히 교수님을 따라 나선다. 꿈에서도 생각나던 중환자실 비밀번호를 까먹어 충격받을 새도 없이 “꾹꾹꾹꾹 (4670)” 버튼을 스스로 누르고 나를 이끄시는 노교수님. 환자와 말씨름을 하기도 하고, 또 걱정 말라 안심시켜 주기도 하면서 능숙하게 회진을 도시는 교수님의 모.. 2023.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