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3 앞이 보이지 않는 친구 앞이 보이지 않는 친구 재혁은, 나의 한쪽 어깨와 지팡이에 의지해 걷고 있었다. 한쪽 눈만 보이는 나는, 혹시나 걸음에 방해가 될까 걱정하며, 우리가 향하는 방향과 땅바닥을 번갈아 살피느라 잔뜩 긴장해 있었다. 앞을 보면서도 걸음이 익숙하지 않은 나와 달리, 친구는 시각 외의 다양한 감각에 의지한 채 한껏 여유롭고 능숙하게 걷는다. 친구가 한쪽 눈씩 차례로 시력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난 뒤, 내내 마음 속에 머물렀던 질문이 떠오른다. 혹시나 실례일지 몰라 잠시 머뭇거렸지만, 왠지 알아야만 했다. 어쩌면 생존과 관련된 문제였기에 그랬다. 나는 친구에게, 한쪽 눈을 잃고 남은 한쪽 눈 마저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두렵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친구는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대답했다. 두렵지 않았다고. 그리.. 2023. 8. 27. 장애인 등록 신청 (2) 2023년 1월 6일, 주민등록등본의 거주지 소재 동주민센터의 복지민원과에 방문하여 장애인 등록 신청을 마무리 하였다. 2023년 1월 12일, 신청한 날로부터 6일 뒤, 나는 장애인 업무를 맡아 하는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미비 서류가 있어서요. 의료기관에 가셔서 응급실 기록과 안과 관련 검사지를 다시 발급 받으셔야 해요. 주민센터에 제출 하셔도 되고, 저한테 직접 가져다 주셔도 됩니다. 장애인 등록 신청 1단계 장애인등록 상담 및 구비서류 안내(동주민센터) 2단계 장애진단서 및 구비서류 발급(의료기관) 3단계 장애정도심사 구비서류 확인 접수(동주민센터) 4단계 국민연금공단으로 장애정도심사요청(동주민센터) 5단계 장애심사, 정도결정(국민연금공단) 6단계 심사결과 통보(국민연금공단.. 2023. 1. 16. 장애인 등록 신청 (1) ‘장애 등록’은 영영 보는 기능을 상실해 버린 내 왼쪽 눈을 한 단계 더 받아들이는 방법 중 하나였다. 외래 진료 때 교수님께 조심스레 혹시 장애 등급 진단서를 뗄 수 있느냐고 여쭈었더니, ‘좌안 시력 장애 6급, 영구 시력 상실’이라고 적어주셨다. 씁쓸했다. 머릿속으로 아는 것과 글자로 마주하는 것은 또 다른 차이가 있는 받아들임이었다. 절차를 알아보기 위해 네이버에 ‘시각 장애 등록’이라고 쳤다. 수많은 광고와 함께 블로그 들이 나온다. 도대체 이렇게 해서는, 장애로 활동이 온전치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감이 안 온다. 그중 몇 개의 블로그를 읽어 보다가 포기하고, 병원에서 알아서 챙겨준 서류들과 신분증을 고이 챙겨서 집을 나선다. 거주지 소재의 주민센터에 도착하니, 일반.. 2023. 1.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