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1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의사로 겨우 복직한지 4일 차, 최근의 CT 경과에 따라 추가적인 전신 마취 수술이 잡혔다. 다시 환자로 회귀하는 정체성에 온통 혼란과 불안을 느끼며, 잠자코 입원 전 검사와 수속을 진행한다. 흰 의사 가운 대신 얇은 분홍 가운을 걸친 나는, 엑스레이와 심전도를 찍히고, 팔을 걷어 붙여 기꺼이 피를 뽑힌다. ‘아씨 진짜 못 해먹겠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자꾸 짜증이 나고 나쁜 말들이 튀어나오려고 한다. 힘든 상황을 마주한 나약한 인간은, 뾰족하고 걸걸해지면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한다. 아마도 인간이 가장 취약해지는 공간인 병원 응급실에서, 욕설이 난무하게 되는 이유일테다. 그럴 수록 나와 상대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배웠다. 콜록 거리며 내 팔에 주사 바늘을 찔러 넣는 임상병리사에게,.. 2024. 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