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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3

살아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죽음은 이슈가 된다. 특히 유명하고 자극적인 스토리일 수록 사람들은 이를 소비하고자 한다. 생에 가까웠던 한 존재와 갑작스럽게 이별하게 된,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난도질 하는 이들은, 죽은 이도 평안히 죽도록, 산 이도 평안히 살도록 도통 내버려 두질 않는다. 20대 시절, 가까울 수 있었지만 미처 눈치조차 못 챈 후배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나는 몇 차례나 또래의 장례식에 참석해야 했다. 죽음은 어느덧 삶에서 꽤나 가까운 단어가 되었고, 내과 의사가 된 나는, 타인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내는 일을 하게 됐다. 한때는 찬란 했을 수많은 생의 마지막을 지켜보면서, 고인 곁에 있던 ‘살아 있는’ 사람들을 향한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죽음보다 더 중요한 .. 2023. 12. 31.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면, 좋은 비교를 하자 ‘비교하지 않으면 평화가 온다.’ 아빠의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에 써 있는 글귀다. 돌이켜보면 비교하는 습관은 항상 문제를 일으켰다. 남과 비교하여 나의 우등함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대다수는 자신의 열등함을 찾아 스스로 상처를 내었다. 나 또한 어느 순간 부터 그랬다. 볼 수 있는 눈이 하나가 된 후에는 더 그랬다. 지하철 역과 공원을 걸을 때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두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우리 집 반려견 만두도 튀어나올 듯 예쁜 눈을 두 개 갖고 있다. (살다 살다 개랑 비교할 줄은 몰랐다ㅋ 하지만, 개가 여러모로 사람보다 낫긴 하다.) 나는 불안했고, 한편으론 외로움을 느꼈다. 그래서 한 개의 눈으로도 여전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리고 치열한 노력 끝에 .. 2023. 7. 2.
슬픔 나눠 들기 내 삶에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치면서, 타인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용기가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달았다. 타인에게 생긴 큰 불행은, 사실 걱정을 빙자한 이야깃거리가 되기 쉽다. 그리고 선뜻 다가가기 어렵다는 부분도 안다. 하지만, 마음을 쓰고 용기를 내고 연락을 해 주는 것, 그리고 기꺼이 그 슬픔을 나눠주고자 나서는 것은, 그 어려움을 초월함으로써 당사자에게는 훨씬 더 가치 있고 숭고한 위로로 다가간다. 너무 큰 불행이라 생각되어 다가가기 어렵다면, 더 세심하게 마음을 쓰는 노력을 하면 된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그 또한 언어로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문제다. 당사자 뒷편에서 잠깐 스쳐가는 걱정 혹은 연민을 느끼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 거기서 더 가까이, 그리고 기꺼이 앞으로 나.. 2023.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