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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르크 일기

청년 정치대학원에 대한 단상

by 윙크의사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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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 대학원 그룹 프로젝트 [온라인 정당]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 정원 확대, 지역의사제 등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2020년 의료계 파업. 당시 전공의 단체의 리더로서 ‘옳은 의료’와 ‘바른 가치’에 대해 고민하며 거대한 폭풍에 대항해 파업을 진두지휘했던 경험은 나의 많은 것을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일반적이고 정치적인 파업이라고 하기엔, 일주일에 80시간씩 일하는 어리고 젊은 친구들이 며칠 되지도 않는 소중한 휴가를 반납하며 집회에 참여했고, 더 이상 대한민국 의료가 왜곡되는 것을 지켜만 보지 않겠다는 용기로 사직서를 냈다. 의료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이 드신 교수님들께서 우리 대신 당직을 서셨고, 이에 젊은 후배들은 죄송함과 책임감을 더해 더 큰 진심으로 임했다. 

2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다양한 해석과 평가들이 오가고 있지만, 폭풍의 핵심에 있던 내게 남은 것은 그저 ‘아쉬움’과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반성과 성장 욕구 뿐이었다. 의료계의 목소리가 조명받게 되는 다음번 기회가 있다면, 우리의 진심과 핵심을 어떻게 더 잘 전달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다음번이 온다면 나보다는 더 현명히 헤쳐갈 능력 있는 후배들을 어떻게 키워낼 것인가. 

청년 정치대학원의 문을 두드렸던 이유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고등학생 때부터 특수목적의 학생으로 분류되어 인문 사회학과는 거리를 두고 자라왔던 나에게, ‘청년 정치대학원’ 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가져온 동기 부여는 어마어마했다. 서로 다른 분야의, 다양한 색채를 가진 청년들이 모여 ‘올바른 사회와 정치’에 대해 토론하고 공부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신선하고 또 보람찬 일이었으며, 새로운 배움과 성장이 한 개인에게 있어 얼마나 큰 행복감과 만족을 줄 수 있는지를 온전히 깨닫는 시간이었다.

존경할만한 어른들과 진심을 터놓고 토론하고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아 인문 사회학적인 소양을 갖추고자 하는 열망을 키웠다. 매주 하루씩 시간을 내어 강연 혹은 조별 과제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고, 또 본업과 병행하는 부분에 대한 죄책감과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도리어 매주 강연이 끝난 늦은 밤이 되면, 훌륭한 멘토들을 통해 새롭게 배우고 느낀 바를 주변에 어떻게든 전하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로, 나는 꽤 보람차고 행복했던 것 같다. 

대학원이라 칭하기에는 짧은 과정이 끝났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해 나갈 것을 믿는다. 개인의 욕심만 앞선 무리를 가려내고 물리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처럼 새싹을 키우는 작은 토양들이 늘어난다면 대한민국의 양심 세력 또한 힘을 발휘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그리하여, 사적인 것보다 공적인 것을 우선시한다는 ‘선공후사’의 정신을 기반으로, ‘올바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선한 세력들이 힘을 합쳐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19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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