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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의사 일기

의사는 환자를 봐야 해

by 윙크의사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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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주! , 할 것 없으면 같이 회진이나 돌자.”

 

오후 내시경이 끝나 무료하게 앉아 있던 내게 교수님이 말씀하신다. 

 

1년차 펠로우 말에는 다쳐서 환자로 입원해 있느라,

2년차 펠로우는 병동 백을 보지 않고 내시경만 하기에,

병동 환자를 본 지가 한참이나 된 것을 알고 하시는 말씀이다. 

 

“의사는 환자 너무 오래 안 보면 감 떨어진다.”

 

“네? 네네.” 갑작스런 오더에 정신 없이 대답을 마치고, 

명단 뽑을 새도 없어 노트와 펜 하나를 챙겨들고 급히 교수님을 따라 나선다. 

 

꿈에서도 생각나던 중환자실 비밀번호를 까먹어 충격받을 새도 없이

“꾹꾹꾹꾹 (4670)” 버튼을 스스로 누르고 나를 이끄시는 노교수님. 

 

환자와 말씨름을 하기도 하고, 또 걱정 말라 안심시켜 주기도 하면서 

능숙하게 회진을 도시는 교수님의 모습에, 무언가 큰 가르침이 담겨 있다. 

 

어느덧 익숙해진 하루 일과가 지루해 괴로웠던 참이었는데, 

어느새 나의 그런 모습을 눈치 채셨나 보다. 

 

“아휴 회진 돌기 힘들다” 

 

푸념을 늘어 놓으면서도,

자기 사촌매제도 의안을 꼈다 뺐다 한다면서

한쪽 눈으로 계단 내려가는게 어렵진 않은지, 

 

넌지시 걱정과 위로를 건네는 모습이 

천상, 큰아버지 같이 따뜻하고 감사한 교수님이다.

내 가운에 달려 있는 의사 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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