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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의사 일기

처음인 듯 처음 아닌 해외 여행

by 윙크의사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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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쪽 눈 실명이라는 큰 사고를 딛고 새롭게 맞이한 첫 해다. 안개처럼 뿌연 앞날에 대한 보상 심리였을까, 당시의 나를 돌이켜보면, 나름의 허황되고 부푼 꿈에 둘러쌓여 있었다. 

 

상실을 충분히 받아들였다고 자만하였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처럼 자신했다. 하지만 그 새로운 한 해를 받아들이기가 무섭게, 마치 주인의 오만을 비웃듯 눈에서는 고름이 흘러나왔다. 

 

불안과 두려움을 잔뜩 안고, 눈물과 좌절을 애써 감추며, 새해 첫달의 절반을 홀로 입원한 채 보냈다. 명절 연휴 텅 빈 병원을 ‘환자’가 되어 지켰던  시간은, 어쩌면 하늘이 허락한 새해 선물이었다. (‘의사’로 명절 연휴를 병원에서 보낼 땐 너무 바빠 지옥 같았는데..) 

 

스스로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며, 폭주 기관차 처럼 달려온 삶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거창하고 허황된 꿈들을 내려놓고, 작고 소박한 목표들을 하나씩 해나가보자고. 

 

그리하여, 나는 다이어리에 열 몇 가지의 소박한 2023년 버킷리스트를 적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막 실현되려는 참이다. 

 

“해외여행 가기”

 

사고를 당한지 10개월, 예상보다 빨리 이루게 되어 신기하고 감사하다. 제 눈도 빼줄 만큼 언니를 아끼는 든든한 동생이 있음에, 한 눈으로 떠나는 ‘첫 해외 여행’도 두렵지 않다.

 

다시금 질주본능이 꿈틀대는 최근이라, 아슬아슬한 순간이 한둘이 아니다. 2023 새해의 마음가짐을 다시 되돌아보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돌보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야겠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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