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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13

장애인 등록 신청 (1) ‘장애 등록’은 영영 보는 기능을 상실해 버린 내 왼쪽 눈을 한 단계 더 받아들이는 방법 중 하나였다. 외래 진료 때 교수님께 조심스레 혹시 장애 등급 진단서를 뗄 수 있느냐고 여쭈었더니, ‘좌안 시력 장애 6급, 영구 시력 상실’이라고 적어주셨다. 씁쓸했다. 머릿속으로 아는 것과 글자로 마주하는 것은 또 다른 차이가 있는 받아들임이었다. 절차를 알아보기 위해 네이버에 ‘시각 장애 등록’이라고 쳤다. 수많은 광고와 함께 블로그 들이 나온다. 도대체 이렇게 해서는, 장애로 활동이 온전치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감이 안 온다. 그중 몇 개의 블로그를 읽어 보다가 포기하고, 병원에서 알아서 챙겨준 서류들과 신분증을 고이 챙겨서 집을 나선다. 거주지 소재의 주민센터에 도착하니, 일반.. 2023. 1. 6.
새해 새해가 밝았다. 2023년 검은 토끼해, 태어난 후 서른세 번째 맞이하는 새해다. 2022년을 돌아본다. 부천에서 당직 서며 맞이한 새해를 시작으로, 코로나 환자 급증으로 붕괴 직전인 의료 현장을 정부와 국회, 언론에 알리러 다녔다. 또한 코로나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와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고자 서울시-청년의사가 기획한 유튜브 라이브 채널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도 욕심을 내려놓지 못해 2종 소형 면허를 따고 바이크와 골프를 배웠다. 그러다 보니 가까스로 전문의 시험에 합격했으며, 이제는 전공의 신분이 아닌 전문의 신분으로 그리운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돌아와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수련을 시작했다. 따뜻하고 능력 있는 교수님들께 내시경 술기뿐 아니라 참된 인생 교육을 받은 충만한 시간이었다. 내시경이 익.. 2023. 1. 1.
고통에 대한 회고록 2022.12.18 - [분류 전체보기] - 한쪽 시력을 잃었습니다. 한쪽 시력을 잃었습니다. 한쪽 시력을 잃었습니다. 2022년의 마지막 가을, 11월 첫 주 주말이었습니다.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교수님들과 병원 대강당에서 세미나를 같이 듣고, 또 뒷정리를 함께 했던 기억만 뚜렷하게 남 playdang.com 사고 당일인 11월 6일 응급 안구 봉합술 (2.5시간), 11월 14일 유리체 절제술 (3시간), 11월 18일 다발성 안면부 골절 에 대한 재건술 (6.5시간) 까지 약 2주 동안 총 세 차례, 총합 12시간의 전신마취 수술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마취에서 깨는 순간, 좌측 안면부와 두피 쪽으로 강렬하고 타는 듯한 두통이 느껴졌습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강도의 통증이었고, 그 실체가 가늠이 .. 2022.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