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치료 받았다. 거짓말 안 하고 왕복 3시간, 막힐 땐 편도 3시간 까지 걸리는 거리로, 매일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처음 한 달은 토일 가리지 않고 주 7일을 다녔고, 근무와 병행하면서는 그나마 주 5-6일로 줄여 다녔다.
체력이 약해지고 한 눈 운전이 서툰 나를, 부모님과 동생이 번갈아 태워 다녔다. 1시간 반-2시간 남짓 걸리는 치료시간과 왕복 소요되는 3-4시간을 합치면 하루를 통으로 비워야 했다. 가족들은 시간과 기회 비용을 기꺼이 감내해 주었다. 경치도 좋고 운동도 되니 좋다고 했다. 미안한 마음을 덜어주려 하는 말인 걸 누가 모를 줄 알고.. 모든 것이 찐사랑이라고밖에 설명이 안 되는 극한 희생과 헌신의 과정이었다.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동안, 거의 모든 끼니는 차에서 해결했다. 나 뿐만 아니라 날 태워 다니는 가족도 그랬다. 샌드위치, 김밥, 과일, 달걀 등 그래도 가장 영양가 있는 간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녔다. 어느새 나는 차에서 음식 먹기 고수가 되었다. 혼자였다면, 결코, 절대 버텨내지 못했을, 길고도 짧았던 3개월이었다.
지성이면 하늘도 감동한다고 했던가. 굳게 닫혀 있던 눈꺼풀이 떠지고, 안압이 재지는 기적이 벌어졌다. 믿기지 않는 변화였다. 물론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회복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치열한 노력과 희생 끝에 얻은 결과라, 벅차고 감사하기 이를데가 없었다.
이제는,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가 보려 한다. 5월 부터는 치료 대신, 업무에 전일 복귀를 하기로 했다. 조금 빠른 감이 있지만, 마음 먹은 것은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이다. 해보고 싶은 것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많이 남아 있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실패는 두렵지 않다. 해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하는 것이 정말 무서운 일이다. 합리화 하고 편한 길을 택하려는 본능의 눈속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고민을 한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
포기하고 싶어도 최선을 다하는 끈기,
이것들이야말로 삶을 끝까지 찬란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무기가 아닐까.
'윙크의사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적 같은 이야기 (0) | 2023.05.18 |
---|---|
안압이 재진다!!! (0) | 2023.05.15 |
애플워치 8 (Apple watch series 8) (0) | 2023.04.23 |
진정한 행복 (0) | 2023.04.10 |
'따뜻함'이란 (0) | 2023.04.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