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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션 사실 요새 좀 힘들었었다. 일상 복귀 과제를 억척같이 수행하고 나니 피로감이 밀려왔고, 또다시 쉴 틈 없이 몰려드는 일들을 쳐내지 못하니 숨막혀 죽을 것 같았다. 포기한다는 것은, 나같은 인간에게는 아주 쉽지 않은 행위다. 눈에 보이는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면 모든 것이 안정적일 줄 알았다. 하지만, 왠걸. 관계, 꿈, 돈, 사랑 등 추상적이고 사치스러운 욕구들이 빠르게 날 둘러쌌다.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까봐 두려운 마음과,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어 서글픈 마음이 동시에 나를 힘들게 괴롭혔다. 의안 연습을 하면서, 보통 때보다 충혈되고 혼탁해지는 눈이 걱정됐었다. 의안사 선생님께, 위축되어 함몰된 눈을 교정하기 위해, 안구함몰 성형 수술을 받으면 어떻냐고 물었다. 이전까지 늘 온화한 표정이었던 의안사.. 2023. 7. 9.
테슬라 신차 구입 (Tesla model 3) 새 차를 샀다. 너무 이른 건 아닐까, 너무 과한 건 아닐까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차를 사야 할 이유 1가지는, 사지 말아야 할 이유 100가지를 이겼다. 바로 나의 ‘자유(freedom)'을 위해서다. 차종을 선택하는 데도 고민이 많았다. 높은 차고로 시야 확보가 잘 되는, 튼튼한 SUV가 애초 나의 한계 선택폭이었다. 하지만 #테슬라 의 자율주행을 접해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아직 베타 버전이지만 기술 혁신에 탑승해보기로 했다. 처음 내 이야기를 들으신 부모님은 화를 내셨다. 완벽하지도 않은 기술에 목숨을 맡기냐며. 일론 머스크가 꼴보기 싫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인터넷에서 ‘테슬라 사기’, ‘테슬라 화재’ 와 같은 온갖 무시무시한 뉴스를 꺼내오셨다. 살펴보면 아주 한참 전의 일이었고, 분명한 것.. 2023. 7. 2.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면, 좋은 비교를 하자 ‘비교하지 않으면 평화가 온다.’ 아빠의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에 써 있는 글귀다. 돌이켜보면 비교하는 습관은 항상 문제를 일으켰다. 남과 비교하여 나의 우등함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대다수는 자신의 열등함을 찾아 스스로 상처를 내었다. 나 또한 어느 순간 부터 그랬다. 볼 수 있는 눈이 하나가 된 후에는 더 그랬다. 지하철 역과 공원을 걸을 때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두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우리 집 반려견 만두도 튀어나올 듯 예쁜 눈을 두 개 갖고 있다. (살다 살다 개랑 비교할 줄은 몰랐다ㅋ 하지만, 개가 여러모로 사람보다 낫긴 하다.) 나는 불안했고, 한편으론 외로움을 느꼈다. 그래서 한 개의 눈으로도 여전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리고 치열한 노력 끝에 .. 2023. 7. 2.
의사는 환자를 봐야 해 “서연주! , 할 것 없으면 같이 회진이나 돌자.” 오후 내시경이 끝나 무료하게 앉아 있던 내게 교수님이 말씀하신다. 1년차 펠로우 말에는 다쳐서 환자로 입원해 있느라, 2년차 펠로우는 병동 백을 보지 않고 내시경만 하기에, 병동 환자를 본 지가 한참이나 된 것을 알고 하시는 말씀이다. “의사는 환자 너무 오래 안 보면 감 떨어진다.” “네? 네네.” 갑작스런 오더에 정신 없이 대답을 마치고, 명단 뽑을 새도 없어 노트와 펜 하나를 챙겨들고 급히 교수님을 따라 나선다. 꿈에서도 생각나던 중환자실 비밀번호를 까먹어 충격받을 새도 없이 “꾹꾹꾹꾹 (4670)” 버튼을 스스로 누르고 나를 이끄시는 노교수님. 환자와 말씨름을 하기도 하고, 또 걱정 말라 안심시켜 주기도 하면서 능숙하게 회진을 도시는 교수님의 모.. 2023. 6. 25.
선택 The Choice 힘든 순간이 어찌 없을 수 있겠는가. 불안한 마음이 어찌 들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서른 남짓, 앞으로 살아갈 삶은 그보다 더 긴 것을. 다만 나는, 뒤돌아 보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남은 한쪽 눈으로는 앞을 보자고 선택했을 뿐이다. 선택할 수 없는 것을 과감히 버리니, 아이러니 하게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었다. 파도가 모래에 스며들 듯, 생각과 마음도 서서히 적셔들었다. 내가 나를 받아들임으로써, 나는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뒤돌아 보지 않는 것을 선택하니, 감사하게도 많은 이들이 내 앞에 서 있다. 모든 것은 스스로가 선택하기 나름인 것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2023. 6. 11.